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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든 것 by 3D프린팅

3D 프린터로 렌즈를 만들어봅시다.

by MadeInNeverland 2014. 10.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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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3D 프린터로 렌즈를 만들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습니다. 과연 가능할까요? 3D 프린터로 광학에서 중요한 렌즈를 만들 수 있을까요? 한번 시도는 해보았습니다. 너무 큰 기대는 하지 마시고 '그래도 가능성은 있겠구나' 정도로 생각해주시면 될 듯 합니다.


Thingiverse에서 렌즈의 STL 파일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Aspheric PLA-Lens (n=1.46) D=50mm f=100mm


이 3D 모델의 제작자는 PLA 필라멘트로 출력할 것을 생각하고 만들었다고 하는데.. 일단 저는 Form 1과 Clear resin을 이용해서 시도해보았습니다.


여기서 잠깐! 비구면 렌즈(Aspheric lens)란 무엇일까요? (굴절검사와 처방, 제 3판 참조)



먼저 광학중심점에 대해 알아야 합니다. 위 그림에서 전면 제 1면의 곡률중심점 C1과 후면 제 2면의 곡률중심점 C2를 잇는 직선 XX`를 광축(optical zxis)이라고 하고, 이 광축 XX`가 렌즈를 가로지르는 부분 O.C.를 광학중심점(optical center)라고 합니다. 간단히 렌즈의 중앙 지점이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렌즈의 주변부로 갈수록 상이 흐려지고 일그러지는 경우가 생기게 되는데, 이는 렌즈의 구면수차(spherical aberration)와 그에 따른 왜곡수차(distortion)에 의한 것입니다. 구면수차란, 무한대에서 온 빛이 렌즈를 지난 다음 한 곳에 집중적으로 모이지 못해 선명한 상을 만들지 못하는 것을 뜻합니다. 위 그림에서 보듯이 광학중심점으로부터 먼 곳에서 오는 광선일수록 더 크게 굴절하기 때문이지요.


렌즈면이 구면으로 되어있는 한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 밖에 없는 수차이며 직경이 커질수록, 굴절력이 클수록 구면수차는 심해집니다. 또한 구면수차의 크기에 비례해서 왜곡수차도 커지기 때문에 상이 휘어보이는 현상이 발생하게 됩니다.


이 구면수차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은 2가지 입니다.


1. 서로 반대되는 구면수차를 가지는 두 장의 렌즈를 합성시켜 수차를 상쇄시키는 방법

2. 주변부로 갈수록 크게 발생되는 구면수차량을 줄이기 위해 주변부의 곡률을 점진적으로 약하게 변화시키는 방법


보통 안경렌즈인 경우 2번째 방법을 많이 사용하게 되며, 2번째 방법을 이용하여 주변부의 (+)면의 면 굴절력을 연속적으로 변화시켜 구면수차를 줄인 렌즈를 비구면 렌즈(apheric lens)라고 합니다. 다시 말해 구면수차를 제거하기 위해서 렌즈의 한 면을 비구면으로 만든 렌즈를 뜻하게 되는 것이지요.


자, 이제 렌즈를 만들기 위해 STL 파일을 다운 받고 Form 1으로 출력합니다. layer thickness는 100마이크론이고 사용한 레진은 Clear resin이며 출력 시간은 1시간 30분 정도입니다.



Form 1으로 출력중인 모습입니다.



출력 후 서포트 제거하고 이소프로필 알콜로 세척만 한 상태입니다. layer thickness가 크다보니 중간에 기포가 들어갔군요ㅠ 그리고 서포트가 붙은 부분은 약간 휘었습니다. 완벽한 상태의 출력은 아니지만, 그래도 렌즈로서 사용 가능한지 시험해보는 것은 가능했습니다.



비구면 렌즈니까 뒷면이 비구면이군요.



현재 이상태에서는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Clear resin으로 출력했다고 하더라도 이소프로필 알콜로 세척한 후에는 표면이 뿌옇게 되더라구요.


후처리를 위해 다음의 동영상을 참조했습니다.



광학적 목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아크릴을 후처리하는 방법을 비교한 동영상입니다. 꽤나 재미있구요, 많은 도움이 됩니다.



후처리를 도와줄 첫번째 친구, 2000방 사포입니다. 2000방으로 신나게 갈아줍니다.



2000방 사포로 사포질 후 모습입니다. 좀 매끈해지긴 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보이진 않습니다.



후처리를 도와줄 2번째 친구, Novus 2 Fine Scratch Remover입니다. 아마존에서 직수입했습니다. 가격은 배송비까지 포함해서 대략 19,000원 정도 들었습니다.


잘 흔들어준 후 휴지나 천조각에 약간 묻혀서 후처리할 플라스틱 표면을 원을 그리며 마를 때까지 닦아주면 됩니다. 내용물에 발암물질인 결정질 실리카(crystalline silica)가 포함되어 있으므로 일부러 흡입하거나 하면 안된다고 하는군요. 될 수 있으면 공기 잘 통하는 곳에서 마스크 쓰고 안전하게 하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대략 7번 정도 닦아준 모습입니다. 반질반질하게 바뀝니다. 하지만 100마이크론으로 출력하다보니 태생적 한계는 어쩔 수 없나 봅니다.



렌즈로 투과해서 본 익스트루더의 모습입니다.



키보드 컨트롤키를 확대해본 모습입니다. 볼록렌즈의 역할을 하며, 완벽하진 않지만 어느 정도 상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오늘은 3D 프린터로 렌즈를 만들 수 있는 가에 대한 궁금증으로 시작된 실험이었습니다. 결과는 '가능하다'라는 것입니다. 물론 PLA나 ABS 필라멘트로는 아무리 XT든, 투명한 필라멘트를 사용하든 좋은 결과를 얻기는 힘들 것으로 생각됩니다. 아무리 투명한 필라멘트를 사용해도 그 투명한 정도가 한계가 있기 때문이죠.


즉, 렌즈를 제작하기 위해서는 투명한 레진으로 SLA나 DLP 방식의 3D 프린터를 이용해야 할 것으로 보이며, 적층 높이는 최소한으로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다음에 여유가 된다면 25마이크론으로 한번 뽑아봐야겠습니다.


이제까지 메이드인네버랜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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