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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진 것, 원하는 것

'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 저자 김민섭선생님과의 만남.

by MadeInNeverland 2016. 3.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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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의 포스팅, [책 '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 서명본을 받았습니다]에서 말씀드렸다시피 2016년 3월 24일 '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 이른바 '지방시' 책의 저자 김민섭선생님과의 만남 모임에 다녀왔습니다. 


모임 장소가 합정역 근처의 '달빛에 홀린 두더지'라는 북까페였는데.. 제가 있는 곳은 분당.. 근데 하필이면 또 일이 늦게 끝나는 바람에 6시 30분에 출발했습니다-_- 지하철로 갈까 차로 갈까 정말 많이 고민하다가 그냥 차로 쐈지요. 참고로 말씀드리자면 장롱면허 6년에 실제 운전을 본격적으로 하기 시작한게 1달..;; 정말 서울은 정글같은 곳이더군요ㅠ 


네비게이션을 계속 보면서 한강변 도로를 달리고 있었는데, 뜬금없이 1차선으로 옮겨서 다리를 타라고 하더군요. 전 그때 4차선에 있었는데.... 끼어들기를 하지못해서 다리를 탈 지점을 놓쳤더니 네비게이션이 하는말.


"다음 안내시까지 9.8km 남았습니다."



아니 그 지점 하나 놓쳤다고 10km를 더 가라니ㅠ_ㅠ 한강 다리하나 타는게 그렇게 힘들줄은 몰랐습니다;; 아, 사족이 길었군요. 우여곡절끝에 도착하니 8시 반.. 무려 한시간 반이나 지방시 저자 김민섭선생님의 강의를 놓친 것이지요. 그래도 꼭 만나뵙고 싶었기에 '이미 끝났으면 어쩌지'라는 불안감을 안고 북카페에 들어갔는데, 다행히도 아직 강연이 진행되고 있더군요. 



조용히 들어가서 김민섭선생님의 강연을 경청하기 시작했습니다. 



사진엔 다 나오지 않았으나 대략 20명 정도의 참석자분들이 강연을 듣고 계셨습니다. 


강연 들은지 몇분만에 '굉장히 말씀을 잘하시는 분이시구나'라는 부러움이 일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늦게오는 바람에 놓친 한시간 남짓의 강연을 못들은게 정말 아쉽게 다가오더군요. 강연이 끝나고 참석자분들의 질문도 받으셨는데, 갑작스런 질문들에도 매우 조리있게 답변해주시더군요. 부러웠습니다ㅠ



늦어서 별로 들은게 없는게 매우 안타깝긴 하지만.. 몇가지 인상깊었던 강연 내용을 적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괴물이 되어버리는 것을 경계해야한다. 


선생님께서 어떤 프로젝트를 진행함에 있어 선배와 후배 사이의 가교역할을 맡았던 예전 경험을 말씀해주셨었는데, 후배들에게 예전에 자신이 그렇게 싫어하던 소위 말해 '꼰대'짓을 선생님 자신이 하고 있음을 어느날 깨닫게 되었답니다. 그것도 자신이 자처해서요. 조직사회에서 아랫 사람들을 통제하기 위해 소위 '꼰대'짓은 불가피하게 필요하게 되지만, 그런 행동을 경계하지 않고 자기자신이 그런 행동과 생각에 먹히게 되면 서서히 진짜 꼰대가 되게되고 아랫 사람들이 자신을 받쳐 올리는 것을 당연시하게 여기게 되며 아랫 사람들을 사람이 아닌 조직의 부속품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괴물이 되어버린다는 것이지요. 


2. 누군가의 호위무사가 되다.


이건 참석자분들의 문답에서 나온 말인데요. 대학이라는 곳에 들어가게 되면 대학교수의 호위무사가 된다는 것과 일맥상통한답니다. 말 그대로 교수님의 호위무사가 되어 모든 일을 해결하는 것이지요. 배움을 위해 대학원생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누군가의 호위무사로만 지내게 된다면 자신이 이 대학이라는 곳에서, 이 대학원이라는 곳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가치를 잃어버리기 쉽다고 합니다. 이를 항상 경계해야 할 것입니다. 


3. 다른 사람들이 힘들다고 해서 내가 힘들지 않은 것은 아니다. 


이것 또한 참석자분들의 문답에서 나온 말인데요, 정말 공감가는 내용이었습니다. 선생님께는 집이 잘사는, 소위 금수저 느낌의 친구분이 한 분 계시다고 하는데요. 그 친구분이 대기업에 들어가서 일하게 된 후 어느날 함께 술 한잔 하게 되었는데, 그 친구분이 일이 너무 힘들다고 하소연하시더랍니다. 그때 선생님께서 "그래도 너는 좋은 직장에서 있지 않냐"라고 말을 하셨는데 그 친구분이 이렇게 말씀하셨답니다.


"내가 좋은 직장에 있다고 해서,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힘들다고 해서 내가 힘들지 않은 것은 아니야, 넌 왜 말을 그렇게 하냐?"


이때 선생님께서는 느낀 바가 있으셨다고 하네요. 천하제일불행대회라고, 오늘의 유머에 이 지방시가 연재되었을 때 댓글로 누가 제일 불행한가에 대해 토론이 붙었었다고 합니다. 지방시를 읽고 밑에 누군가가 "그래도 대학이라도 갔네"라고 댓글을 단게 시작이었습니다. 다른 사람이 힘들다고 해서 내가 힘들지 않은 것은 아닌데 말이죠. 다른 사람이 힘들다고 해서 내가 힘들지 않은 것은 아니니 자신을 한번쯤 스스로 꼭 보듬어줄 필요가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4. 자신을 한발자국 뒤에서 볼 필요가 있다. 


바쁘게 달려가는 일상생활에서 자신을 한발자국 뒤에서 스스로가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자신은 부조리하지 않게 행동하는 것 같고 상식적으로 사람들을 대하는 것 같다고 다른 사람들이 볼 때 그렇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지요. 앞서 말씀드린바와 같이 괴물이 되어버리는 것을 경계하기 위해 자신을 한발자국 뒤에서 객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행동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자신이 신입에게 "나는 신입때 안그랬는데 너는 왜그러니?"라던가 "이건 관습이니까 따라야지"라는 말을 하고 있진 않은가 말이죠. 저도 최근에 이런 말을 한 것 같은데(;;;;;;) 자신을 한발자국 뒤에서 보기가 정말 어렵다고 합니다. 자신을 스스로가 객관적인 눈으로 한발자국 뒤에서 보는 데에는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이지요.



'아아, 정말 좀만 더 일찍 올껄' 이라는 생각이 간절했습니다. 30분 남짓의 강연과 문답시간이 짧게만 느껴졌지요. 다른 참석자분들은 2시간이라는 시간이 짧게만 느껴지셨겠지요ㅠ



모든 강연과 문답시간이 끝나고 김민섭선생님의 싸인을 받을 기회가 생겼습니다. 사실 이 저자와의 만남까지 스토리펀딩에서 신정하면 선생님의 싸인본을 먼저 받게 되지만, 그래도 제 이름이라도 적어주십사하는 작은 욕심에 한번 더 부탁드렸었습니다. 


이미 싸인이 되어있는 책에 또 싸인을 받기 위해 내밀었을 때 선생님께서 "어? 저 이거 블로그에서 봤어요!"라고 말씀해주시더군요. 이런, 김민섭선생님께서 내 블로그에 방문을? 이런이런! 그리고 그걸 기억하셔서 내가 말씀까지? 이런이런이런! 괜시리 기분이 업되더군요ㅎ



매우 부끄러웠지만 김민섭선생님과 사진도 한장 찍었습니다ㅎ


사실 정말 감사했다고, 지방시를 읽고 많은 것을 느꼈다고 말씀드리고 싶었는데, 이런 저자와의 만남 자리가 난생 처음이었고 제가 말을 잘하는 편이 아니라 등에 땀이 나도록 긴장한 바람에 제대로 말씀을 못드리고 우물쭈물 좋은 글 계속 부탁드린다고 말씀드리고 후다닥 나와버린게 정말 아쉬웠습니다;;;;


저자와의 만남 모임에서 나오고나서 '아, 이 말도 하고 저 말도 할껄'이라는 생각이 뒤늦게 들었다는..... 그래도 가장 하고 싶었던 말인 "계속 좋은 글 부탁드려요"와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전할 수 있어서 위안으로 삼았습니다. 


'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라는 책을 만나게 해주신 김민섭선생님께 다시한 번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런 좋은 자리를 마련해주신 은행나무출판사 관계자분들을 포함한 모든 분들께도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짧은 시간이었지만 많은 걸 느끼고 배울 수 있었습니다.


이런 강연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대학의 구성원들이 그렇게 빨리 바뀌진 않겠지만 서서히 서서히 의식변화의 물결이 일어날 수 있게 말이지요. 자본주의로 일어선 대학이 아닌, 구성원들을 부품으로 보는 대학이 아닌, 진정한 의미로 큰 학문을 탐구하는 대학(大學)으로 다시금 일어서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이제까지 메이드인네버랜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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