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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intrbot 3D프린터

정말 힘들었던 평화의 소녀상 3D프린팅.

by MadeInNeverland 2016. 1.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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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제가 자주가는 네이버 카페인 오픈크리에이터즈에 한 글이 올라왔었습니다. 요즘, 아니 예전부터 많은 관심을 받고 있었던 평화의 소녀상의 3D모델링 파일이 업로드된 것이지요. 저작권 문제로 곧 글은 내려졌지만, 그 글이 올라와있었던 짧은 시간동안 평화의 소녀상의 3D모델링 파일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새해도 되었겠다, 뜻깊은 3D모델링 파일도 얻었겠다, 2016년 새해 첫 3D프린팅 프로젝트로 평화의 소녀상 3D프린팅을 선택했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은 정말 쉽지 않았습니다. 정말 고생했습니다ㅠ


※스포주의! 글쓴이는 세번의 멘탈붕괴를 겪었습니다.


자, 그 기나긴 힘들었던 과정을 이제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먼저 평화의 소녀상을 간단히 설명해드리면..


(출처 : http://kids.hankooki.com/lpage/news/201601/kd20160105154817125630.htm)


평화의 소녀상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을 촉구하는 의미에서 세운 동상입니다. 2015년 12월 28일 타결된 한일간 위안부 협상에서 촉발된 평화의 소녀상 이전 문제로 최근 더욱 더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는 매우 뜻깊은 조형물이기에, 이 평화의 소녀상을 3D프린팅할 때는 제가 가장 소중하게 여긴 필라멘트를 사용해야겠다고 생각했었지요.



바로 이 필라멘트입니다. Colorfabb사의 BronzeFill 필라멘트로서, 제가 맨처음 구입할 당시 1500g 필라멘트를 배송비 포함 약 14만 8천원에 구입했으니, 그 가격만 해도 필라멘트 중에서는 매우 고가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쓰기가 아까워 보관해놓고 있었던 이 BronzeFill 필라멘트.. 이것으로 평화의 소녀상을 3D프린팅하기로 결심했습니다.



평화의 소녀상 3D 모델의 원래 크기는 5.2 x 68 x 136mm 정도였지만, 좀 더 큰 출력물을 얻어보고자 1.2배로 크기를 늘려 62 x 82 x 163mm 크기로 출력하기로 했습니다.



드디어 출력을 시작했습니다. 출력에 사용한 3D프린터는 프린터봇 플러스(Printrbot plus)이고 사용한 필라멘트는 Colorfabb사의 BronzeFill 필라멘트이며, 적층높이 100마이크론, 노즐온도 210도, 히팅베드 온도 50도, 출력속도 50mm/s, Fill density 10%, support type으로 everywhere를 설정한 후 출력했습니다.


출력완료까지 대략 18시간 30분이 걸린다고 컴퓨터는 계산하더군요.



점점 출력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위 사진이 출력 후 약 25분 정도 지난 뒤의 모습입니다. 서포트의 격자도 잘 만들어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사용한 BronzeFill 필라멘트가 얇게 출력되는 경우 잘 부스러지는 단점이 있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알고는 있었습니다만..



그게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위 사진은 출력한지 대략 3시간 정도 지난 후의 모습입니다. 나머지 부분은 괜찮았으나 출력물의 한쪽 서포트 부분이 무너지면서 제대로 출력이 되지 않더군요. 어떻게 해서든지 복구하고자 위 사진처럼 딱풀로 빈 공간을 매꿔보기도 하고..



예전에 작게 블럭으로 뽑았었던 출력물들로 높이를 맞춘 후 마스킹테이프로 고정해보기도 하고..



필라멘트가 출력되는 부분의 접착력을 높이고자 3M 양면테이프를 붙여보기도 했지만.. 결국엔 한번 무너져버린 부분을 복구할 수가 없더군요ㅠ


그러다가 결국엔.. 출력되는 발 부분이 히팅베드와 분리되버리더군요ㅠ_ㅠ


BronzeFill 필라멘트를 이용한 소녀상의 3D프린팅이 완전 실패로 돌아가면서, 저는 1차 멘탈붕괴를 맛보게 됩니다. 시간도 시간이지만 저 비싼 필라멘트로 저렇게 비싼 쓰레기(!?)를 제작하다니..



출력실패한 곳에서 건져낸 소녀상의 발 부분입니다. 어느 부대에서 제작한 안타까운 조형물같군요. 아아.. 정말 멘탈을 회복할 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새해 첫 3D프린팅, 그것도 매우 뜻깊은 평화의 소녀상을 3D프린터로 제작하는 이 작업을 포기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멘탈 붕괴상태에서 저는 한가지 결심을 하게 됩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필라멘트를 바꾸어서 최대 크기로 뽑아보자!"



마침 한번도 사용하지 않은 새 필라멘트롤이 있었습니다. 재료가 충분하다고 판단, 제 3D프린터로 출력할 수 있는 합리적인 최대크기를 계산해보았지요.



제 3D프린터인 프린터봇 플러스로 출력가능한 최대크기는 254 x 254 x 254mm(가로세로높이 각 10인치)입니다. 그래서 평화의 소녀상의 원래 크기를 1.8배로 키워 높이 244.4mm에 달하는 결과물을 계획하게 됩니다.



자, 출력을 시작했습니다. 출력에 사용한 3D프린터는 물론 프린터봇 플러스이고 사용한 필라멘트는 TOP3D사의 PLA-Normal(Gold) 필라멘트이며, 적층높이 100마이크론, 노즐온도 210도, 히팅베드 온도 50도, 출력속도 50mm/s, Fill density 10%, support type으로 everywhere를 설정한 후 출력했습니다.


출력 예상시간은 무려.. 약 51시간이었습니다. 51시간.. 제가 3D프린터가지고 많이 놀았지만 이정도로 긴 시간동안 출력을 해본적은 없었기에 좀 걱정스러웠으나, '이왕 이렇게 된거 한번 해보자'란 심정으로 질렀습니다.



출력시작 후 약 6시간 30분 정도 지났을 때의 모습입니다. 서포트 형성도 안정적이고 깔끔합니다.



출력시작 후 약 9시간 정도 지났을 때의 모습입니다. 여전히 서포트를 열심히 쌓고 있습니다.



출력시작 후 약 13시간 정도 지났을 때의 모습입니다. 의자다리의 길이가 점점 길어지고 있습니다. 여담입니다만, 이 사진을 찍었을 때의 시간이 새벽 4시 반입니다-_-;;



출력시작 후 약 16시간 정도 지났을 때의 모습입니다. 출력물의 높이가 꽤나 높아졌습니다.



출력시작 후 약 22시간 정도 지났을 때의 모습입니다. 이제 서서히 치마부분이 출력되기 시작됩니다.



출력시작 후 약 30시간 정도 지났을 때의 모습입니다. 의자의 앉는 부분이 다 완성이 되었습니다.



출력시작 후 약 33시간 정도 지났을 때의 모습입니다. 서서히 소녀상의 모습을 갖추어가고 있습니다.


위 사진을 찍은 시점이 대략 새벽 12시 반 정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잠을 청했지요. 그로부터 몇시간 뒤.. 뭔가 바스락 거리는 소리에 저는 불현듯 잠에서 깨게 됩니다.


그 바스락거리는 소리의 정체는.. 바로 출력중인 소녀상이 히팅베드에서 일부 떨어져서 바닥과 마찰되어 나는 소리였습니다. 이 작은 소리에 깨다니.. 저도 참 이 소녀상 출력하느라 매우 예민했었나봅니다.


그러다니 툭!



출력물이 히팅베드에서 완전히 분리되었습니다ㅠ_ㅠ



이때 시점이 새벽 3시 좀 넘은 시각.. 잠도 제대로 못잤는데 36시간 가까이 출력한 결과물이 베드에서 떨어져버리다니.. 정말로 멘탈이 박살나더군요. 이것이 바로 제 2차 멘탈붕괴입니다.


가까스로 붕괴된 멘탈을 수습하고 원인을 생각해보니, 아무래도 아래쪽부터 서포트 형식으로 격자 출력되다보니 히팅베드와의 접점이 적고 지지하는 힘이 약해 떨어져버리지 않았나 싶었습니다. 그러지말라고 딱풀로 베드에 풀칠도 하고 했었는데..ㅠ


이대로 포기하기에는 출력한 시간이 너무 아까웠습니다.


그래서.. 출력되지 않은 부분만 추려서 새로 출력하기로 했습니다.



메쉬믹서(Meshmixer)의 Plane cut 기능으로 출력되지 않은 부분을 따로 STL 파일로 만들어서 다시 출력에 임했습니다. 출력 세팅은 브림(Brim)을 추가한 것 이외에는 이전과 동일하게 세팅했습니다.


출력예상시간은 17시간 30분.. 17시간 30분입니다.



드디어 출력시작! 브림을 먼저 출력하는 모습입니다.



출력시작 후 약 6시간 정도 지났을 때의 모습입니다. 옆의 지저분한 필라멘트 덩어리들은 서포트 부분이 제대로 출력되지 않아 생긴 찌꺼기들입니다. 서포트가 제대로 생성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출력에는 큰 무리가 없어 일단 진행했습니다.



출력시작 후 약 9시간 정도 지났을 때의 모습입니다. 저고리의 주름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출력시작 후 약 12시간 정도 지났을 때의 모습입니다. 저고리의 매듭도 보이는군요.


무난하게 출력이 되고 있던 중.. 불과 위 사진을 찍은 뒤 얼마 되지도 않아..


또 다시..


출력물이..


히팅베드에서..


떨어졌습니다...................

(출처 : http://3sang.co.kr/board/free/read.html?no=55&board_no=7)


제가 사용하는 프린터봇 플러스는 카르테지안(Cartesian) 멘델(Mendel) 방식으로 프린팅 헤드가 X축과 Z축으로 움직이고 프린팅베드가 Y축으로 움직이는 구동구조를 가집니다. 이 메카니즘의 경우, 제품 크기 대비 프린팅사이즈가 크고 구조적으로 안정적인 장점을 가지지만, 프린팅 속도가 빠를 경우 프린팅 베드 자체가 흔들림으로써 이로 인해 출력물이 3D프린팅 도중에 프린팅 베드에서 떨어져버리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제가 경험한 3번째 멘탈붕괴입니다. 이 세번째 멘탈붕괴를 맛본 시점이 새벽 3시.. 정말 분노? 절망? 실망? 무엇이든 부술 수 있을 것 같은 무장색 패기? 무기력함? 슬픔? 수많은 감정을 느낀 시간이었지요.



그래도 의자 등받이는 나름 잘 출력되어 제 끝없던 분노를 그래도 좀 덜어주더군요.


수많은 감정을 격하게 겪고.. 또 생각했습니다.


'아니 48시간 가까이 출력하고 잠도 제대로 못잤는데.. 억울해서라도 이대론 못자겠다!'


란 생각말이죠.



앞서 메쉬믹서를 이용한 같은 방법으로 출력되지 않은 마지막 부분을 STL 파일로 만들고 다시 3D프린팅을 시작했습니다.


출력세팅은 브림설정을 포함하여 이전과 동일하며, 출력예상시간은 약 5시간이었습니다.



3D프린팅 시작!


앞서 스포주의에서 멘탈붕괴는 3번이라고 했었죠?



이번에는 무난하게 출력이 완료되었습니다.



약 53시간 동안 평화의 소녀상을 3D프린팅하여 본의아니게 3부분으로 나누어 출력을 완료하였습니다.


이제부터가 또다른 시작이지요. 하나의 결과물로 합쳐야하니까요ㅠ



맨 처음 출력했었던 부분의 아래쪽 모습입니다. 저 격자같이 생긴 부분이 모조리 다 서포트입니다. 모두 제거해야할 부분이지요.



의자 부분을 뒤에서 출력한 모습입니다. 저 그물같은게 다 서포트입니다-_-;;



니퍼, 펜치, 집게 등 닥치는대로 잡히는 공구를 이용해서 서포트를 모두 제거했습니다. 첫번째 출력한 부분에서 나온 서포트만 이만큼입니다. 의자가 있다보니 의자의 빈공간을 모두 서포트가 채우느라 서포트 양이 엄청 많아졌습니다.



서포트 제거 후의 모습입니다.



프린터봇 플러스가 Z축으로 적층하는 건 흔들리지만 않으면 참 만족스럽습니다.



치마의 주름도 꽤 잘 표현되었군요.



자, 이제 GS하비 에폭시 퍼티를 이용해서 각각의 부분을 합쳐봅시다.



첫번째 출력한 부분과 두번째 출력한 부분을 에폭시 퍼티로 붙인 모습입니다.



최대한 티 안나게 하려고 틈새를 잘 메꾸어보았습니다.



문제는 뒤쪽이었는데, 출력물이 완전히 프린팅 베드에서 떨어지진 않았지만, 일부 휘는 현상이 발생하는 바람에 앞쪽을 맞추어 붙이면 뒤쪽이 들떠버리는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그래서 이 들뜬 부분을 최대한 어색하지 않도록 에폭시 퍼티로 메꾸어주는 작업이 필요했습니다.



참 부족한 능력가지고 하려고 하다보니 손이 말을 듣지 않더군요ㅠ



그래도 앞 부분은 퍼티질할 부분이 없어 천만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옷고름 부분이 잘 표현되서 삽질하는 와중에도 기분이 좋았습니다.



얼굴부분을 붙이기 위해 사용한 퍼티는 타미야 퍼티입니다.



마찬가지로 뒤쪽이 들뜨는 현상이 참 안타까웠습니다. 퍼티로 최대한 커버해보려고 했는데.. 능력부족으로 티가 많이 나버렸습니다ㅠ 연습을 어떻게 해야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자주자주 해보는 수밖에 없을 것 같네요ㅠ



앞쪽부분도 어깨쪽은 일부 퍼티질을 해주었습니다. 그래도 소녀상의 얼굴 부분은 잘 출력된 것 같습니다.



자, 세 부분이 부족하나마 합쳐졌습니다. 이제 내친김에 도색까지 해버리고자 합니다.



일단 서페이서를 도포합니다. Mr.surfacer 500과 1200을 사용했습니다.



회색빛깔로 서페이서가 도포된 모습입니다.



전체적으로 회색도 어울리는군요.



뒷부분에도 꼼꼼히(?!) 서페이서를 뿌려주었습니다.



서페이서질 후 도색과 코팅을 해줄 차례입니다. 무슨 색으로 도색할까 하다가 예전에 아이언맨 헬멧을 도색하려고 사놓았다가 한번도 써보지 않은(?!) 금색 스프레이가 생각나더군요. 그래서 Mr.Color Spary Gold로 도색을 시행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코팅을 해야하는데, 유광과 무광 중 고민하다가 그래도 금색인데 유광으로 하는 것이 좀 더 재질감도 살릴 수 있을 것으로 판단, Mr.Super Clear Gloss로 코팅하였습니다.


많이 부족하지만, 그래도 드디어 완성되었습니다.


3D 프린팅으로 만든 평화의 소녀상!



짠! 전체샷입니다. 높이가 240mm를 넘다보니 꽤 크기감이 있습니다.





얼굴 부분에 서페이서를 좀 더 뿌려서 적층무늬를 줄여볼 걸 하는 후회가 들긴 합니다만..



거친 전쟁과 억압을 상징하며 가족과 고향과의 단절을 표현한다는 소녀상의 단발머리 부분입니다.



자유와 평화를 상징한다는 새입니다. 작은 크기이지만 잘 출력되어 기분이 좋습니다.



소녀상의 뒷모습입니다. 3번째 출력부분과 2번째 출력부분의 접합부위가 너무 티가나서 안타깝습니다ㅠ 좀 더 연습해야합니다.



일본정부에 대한 분노와 사과의 의지를 나타낸다는 소녀상의 주먹 부분입니다.



소녀상의 발 부분입니다.



소녀상을 땅에 놓아보면 신발을 신지않은 맨발의 발뒤꿈치가 땅에 닿지 않는데요, 이는 자신의 나라에서조차 온전히 발을 붙이지 못했다는 의미라고 합니다. 조국에서조차 마음이 편하지 않았을 할머님들을 생각하니 슬프군요.



의자부분을 뒤에서 찍어본 모습입니다. 각 부분의 아래에 톱니같이 되어있는 부분은 서포트가 붙었었던 자리입니다. PLA 특성상 사포로 제대로 갈리지 않아서 그냥 원래 그런 의자인양(-_-;;) 놔두었습니다.



오늘은 평화의 소녀상을 3D프린팅하고 도색하는 과정을 소개해드렸습니다. 3D프린터와 3D프린팅에 관심이 있는 많은 분들께 의미있는 출력물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저작권 문제로 널리 퍼지지 못한 것이 한편으로는 아쉽기도 합니다.


평화의 소녀상이 있는 곳까지 직접 가서 소녀상을 지켜줄 수는 없어도 이렇게나마 평화의 소녀상을 3D프린팅해서 집에 놓아둠으로써 평화의 소녀상이 지닌 의미와 뜻을 다시 한 번 새겨보고자 본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출력하고 완성하는데까지 고생도 많이 하고 잠도 잘 못자고 3번의 멘탈붕괴(!!!)로 정말 힘들었으며 완성된 결과물 역시 다른 분들이 보시면 고개를 갸우뚱할만하지만, 제 나름대로는 고생한만큼 애착이 많이 가는 3D프린팅 결과물입니다.


물론 더욱 더 좋은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 열심히 더 노력해야겠지만요!


이제까지 메이드인네버랜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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