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3월 7일 금요일 오후, 한통의 전화가 왔습니다.
"배송대행업체인데요, 주문하신 물건이 너무 커서 일반택배로는 안되구요 화물택배로 보내질 건데 괜찮으신가요? 택배가격은 2만 8천원이구요, 현금결제입니다~!"
그.. 그래요.. 2013년 9월 2일 Form 1 3D 프린터를 주문한 지 6개월이 지났습니다.. 이제 무사히 받기만 하면 좋겠어요..
"오늘이 금요일이라서 내일(토요일) 배송되거나 내일 안되면 월요일날 배송될 거에요~! 토요일날 배송업무를 하는지는 지역마다 달라서 정확히 말씀드리기 어렵네요~!"
헐.. 온다는 건지, 안 온다는 건지.. 내일(토요일) 꼭 배송되었으면 좋겠네요..
2014년 3월 8일 토요일이 되었습니다.
토요일에도 오전에는 제가 집에 없어서 근무하는 곳으로 배송지를 설정해놓았었는데, 근무지로 어떤 건장하신(진짜 건장하신) 분이 저를 찾는 것이었습니다.
건장하신 분 : "택배왔어요~! 착불입니다"
드디어 왔구나!!! 얼마나 기다렸는지!!! 아저씨 감사해요!!! 그런데 어디있어요???
건장하신 분 : "상자는 좀 큰데요, 별로 안 무거워요. 혼자 들만 해요. 저도 혼자 들고 왔어요"
!!!!!
혼자 들만 하다구요???
집으로 옮기는 데 죽는 줄 알았습니다. 역시 우드 패킹은 정말 어마무시하다는 것을 이번에 새삼 깨달았습니다.
혼자 들만 하기는 개뿔.. 주먹만한 39kg 물건도 혼자 들기 힘들겠구만;; 저 수레로 저 짐을 옮기는 것도 2명이 겨우 옮겼습니다-_- 그분이 너무 건장하셨던게 아닌지..
그래도 기분은 즐거웠습니다. 6개월 넘게 기다리고 기다린 Form 1 3D 프린터가 드디어 왔으니까요!!!
하지만.. 1차 난관.
집에 안들어가요...ㅠ_ㅠ 사실 겨우 들어갈 공간은 되는데 제가 혼자 들고 못들어가요..ㅠ_ㅠ
그래서 분해를 했습니다. 우드 패킹은 나사못으로 고정되어있더라구요.
2차 난관.. 사실 옮기면서 나무상자 안쪽으로 울리는 소리가 나길래 안쪽이 많이 비어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했습니다. 과연 무엇으로 채워놓았을까.. 했더니.. 한 무더기의 스티로폼...
물건이 보이지 않습니다. 제설작업 돌입하겠습니다.
진짜 스티로폼 많이 채워놨더군요. 그래도 Form 1 3D 프린터 상자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만 나머지 레진과 Form Finish Kit은 아직도 파묻혀 있군요.
손으로 옮겨도 옮겨도 그대로인 것 같아, '정신적 타격을 받느니..'란 생각에 냄비로 제설작업중인 모습입니다.
제설작업 후에 집 안으로 물품들 다 옮기고 난 후의 모습입니다. 정말 우드패킹은 어마무시하군요;;
그래도 다 왔습니다!!! 가장 떨리는 순간이 다가옵니다!!!
클리어 레진을 개봉한 모습입니다. 1L인데 생각보다 크지 않습니다. 근데 좀 허술한게.. 저 뚜껑을 열면 바로 레진이 나옵니다. 마개같은 거나 미개봉을 알려주는 표식같은 건 없더라구요.
Form Finish Kit의 개봉입니다. 이 Kit에는 여러가지 물품이 담겨있는데, 세팅하는 방법을 메뉴얼로 친절히 알려줍니다.
나중에 세척할 때 사용하는 세척통입니다. 그물같이 생긴 것은 무엇인고 하니..
이렇게 접어서 사용하는 것입니다. 그물 부분에 출력물을 놓고 저 상태로 세척통에 넣어서 세척하는 것이지요.
그밖에도 위와 같은 물품들이 함께 들어있습니다. 중앙의 부침개 뒤집개같이 생긴 물건은 Scraper라고 해서 building platform에 붙어있는 출력물을 떼내는 역할을 합니다. 왼쪽 위의 검은색 물건은 그냥 물건 닦는 용도의 천입니다.
족집게도 들어있었는데요. 위 사진과 같이 끝이 약간 휘어져있는게 아쉬웠습니다.
그래도 함께 들어가있는 니퍼는 끝이 잘 맞더라구요. 서포트 떼어낼 때 유용하게 사용할 것 같습니다.
Form Finish Kit에는 absorbent pad라고 스폰지같은 물건도 있습니다. 출력물 올려놓고 말릴 때 사용하는 것이구요. 그리고 위와 같은 물건이 하나 더 들어있는데요. 처음에 저는 Form 1 3D 프린터 덮개인 줄 알았는데..
장갑이더군요. 사용자의 건강을 챙겨주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그러면 마스크도 주지..
주인공은 나중에 나오는 법! 드디어 Form 1 3D 프린터의 개봉입니다.
개봉했더니 검은 색 비닐봉지가 뭔가 허접하게 붙어있습니다.
아아, 전원선과 연결 케이블이군요.
위의 종이 판을 들어냈더니.. Form 1 3D 프린터의 자태가 나오기 시작합니다.
Quick start guide도 있습니다. 물론 Formlabs 홈페이지에도 다 있는 내용입니다.
안전이 제일이라는군요. Form 1은 Class 1 laser product입니다.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Class 1 laser는 일반적인 사용에 있어서 모든 조건에서 안전함을 뜻한다고 하네요. 즉, 맨눈으로 레이저를 보거나 확대 광학기구 등으로 보아도 maximum permissible exposure(MPE, 안전하다고 생각되는 레이저의 최대 출력 또는 최대 에너지밀도)를 초과하지 않는다는군요. 그래도 맨 눈으로 레이저를 보는 것은 매우 위험한 행위입니다;; 절대 하지 마세요!!!
Form 1 패키지는 안쪽에 투명 비닐재질로 Form 1을 고정하고 있는데요, 나중에 운반할 때 재사용이 가능하니까 이를 파손하지 말라고 하는군요. 그리고 Form 1은 90일 워런티입니다.
짠!! Form 1입니다. 바깥의 포장을 풀어주면..
짜잔!!!
옆면의 모습입니다. 기술력도 중요하지만 일단은 디자인이 좋아야 구매욕을 상승시키는 것 같습니다. 참 이뻐요.
하악하악.. 로고간지..
옆부분도 알루미늄 재질로 마감이 참 좋습니다.
뒷모습입니다.
뒤쪽에는 컴퓨터와의 연결포트와 전원 포트가 있구요. Made in USA라는 문구와 Class 1 laser product라는 문구가 적혀져 있습니다. 시리얼 넘버도 있어요.
주황색 뚜껑을 오픈한 모습입니다. 주황색 뚜껑은 Form 1 내부로 불필요한 빛이 들어오는 것을 차단하여 레진이 의도치않게 굳지 않도록 해줍니다.
Build platform입니다.
레진 탱크 위에 붙어있던 안내문입니다. 레진 탱크 아래 표면은 실리콘으로 코팅이 되어있기 때문에 손상되지 않도록 주의하라는군요. 아래쪽에서 레이저가 들어오기 때문에 레진 탱크 밑부분에 이물질이 묻으면 좋지 않겠죠?
Build platform을 제거한 모습입니다.
Build platform은 이렇게 생겼군요.
이제 시험삼아 첫 3D 프린팅을 해보려고 준비해봅니다.
세번째 난관. 미국은 110볼트를 쓴다는 걸 깜빡했군요-_- 맥북 에어 어댑터로 일단 쓰기로 했습니다.
클리어 레진을 먼지가 들어가지 않도록, 그리고 주변으로 흘리지 않도록 레진 탱크에 부어줍니다.
레진 탱크에는 위의 사진처럼 표시가 되어있는데요. 저 표시된 부분까지만 레진을 부어줍니다. 부족하거나 넘치면 안되요. 넘치거나 출력이 안되거든요.
전원을 연결하니, "Resetting build platform and tank. Doing slow peel..."란 문구가 나오며 세팅에 들어갑니다.
짠!! 3D 프린팅 대기중입니다.
컴퓨터 연결선이 짧아서 데스크탑에 닿지 않길래 그냥 맥북 에어에 연결했습니다. Formlabs에서 제공하는 3D 프린팅 소프트웨어인 PreForm은 맥용으로도 있거든요. 그리고 출력하는 모습을 찍기 위한 CCTV도 위치를 잡아줍니다. 뒤에 밥상을 세워놓은 이유는.. 녹화해보니까 주황색 뚜껑에 제가 생활하는 모습이 다 찍히더라구요;; 이를 방지할 목적으로 세워놓았습니다.
첫 출력할 3D 모델은 바로.. [CATIA로 만든 겨울왕국 바닥?!]에서 만들었었던 눈송이 모델입니다.
PreForm 소프트웨어로 파일을 가져온 뒤 바닥에 붙어있는 포지션으로 방향을 잡아줍니다. 크기가 정확하게 기억이 나진 않으나;; 대략 가로 세로 10cm에 높이 0.15cm 크기이며, 적층높이는 25마이크론으로 설정하였습니다.
바닥에 붙어있는 포지션이라 서포트가 필요없다고 생각되서 서포트를 세우지 않았는데 위와 같은 경고문이 뜨군요. 처음이라 제대로 출력 안될까봐 무서웠지만.. 일단 고했습니다.
출력할 데이터가 Form 1으로 다 넘어가면 컴퓨터는 꺼도 되더라구요. 이건 참 좋더군요.
Form 1 앞의 상태창에 출력 완료까지 얼마나 남았는지 보여줍니다. 출력 시간이 대략 2시간 40분정도 걸리더군요.
3D 프린팅하는 장면을 빨리 감기한 동영상입니다. 두께가 1.5mm라서 거의 보이지도 않네요;; 사실 뽑으면서 옆에서도 계속 봤는데 제대로 뽑히고 있는지 확인할 수가 없어서 아쉽긴 하더라구요. 좀더 큰 모델을 뽑으면 더 확실히 보일 것 같긴 합니다. 그나저나 동영상 편집, 어렵고 오래 걸리는군요;;
출력 직후 build platform에 출력된 눈송이 모델의 모습입니다.
세척을 마친 모습입니다.
세척 단계에서 난관이 있었는데요. 메뉴얼에는 이소프로필 알콜로 세척하라고 되어있었는데, 패키지에는 이소프로필 알콜이 들어있지 않더군요;;; 근처 약국에서도 파는 곳이 없어 일단 에탄올로 세척하였습니다;;
꽤 정교합니다. 봐줄만합니다.ㅎ 사실 첫 출력이라 뿌듯해서 콩깍지가 씌워진 것일수도 있습니다.
두께는 이정도입니다.
안쪽 무늬도 꽤 잘 출력되었습니다.
또다른 디테일 샷입니다.
중앙부분에 약간 올라온 부분도 잘 표현되었습니다.
물론 너무 얇은 부분은 저렇게 휘어지거나 흐물흐물하게 되었더군요ㅠ
두께가 너무 얇아서 그런지 탄성이 좀 있더군요. 사실 이소프로필 알콜로 세척한 게 아니라서 말랑말랑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이는 나중에 이소프로필 알콜 구입 후 다시 출력한 뒤에 리뷰할 예정입니다.
이 부분은 좀 아쉬운 부분인데요. Scraper로 떼어내는 과정에서 서포트가 없다보니 직접 모델에 Scraper가 닿게 되어 모델이 손상이 되었습니다. 서포트를 만들어야 하는 이유 중 하나인 듯 합니다.
약간 이쁘게 찍어보려고 노력한 사진입니다.
이거 어디에 쓰냐구요?
차 한잔 할때?ㅎ
이제까지 Form 1 3D 프린터의 개봉기 및 첫 출력과정에 대한 포스팅이었습니다. 정말 오랫동안 기다렸던 기기이고 제 인생에서 가장 비싼(!!!) 기기이기도 합니다. 그만큼 기대가 컸던 기기이기도 하지요. 세척제도 준비 못한 미숙한 첫 출력이었지만 그래도 출력 퀄리티가 꽤 괜찮아서 기분이 참 좋습니다. 더 많이 출력해나가면서 경험치를 쌓으면 더 좋은 3D 프린팅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현재 생각으로는 최소 2주에 1번씩은 Form 1으로 출력해서 포스팅하는 게 목표입니다. 어느 정도까지 해낼 수 있을 지는 잘 모르겠지만.. 일단 열심히 준비하고 만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제까지 메이드인네버랜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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