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가진 것, 원하는 것

스타일러스펜을 볼펜으로.

by MadeInNeverland 2013. 5. 15.
반응형

예전에 아이패드 1이 처음 나왔을 때 스타일러스펜 하나가 너무 맘에 들어서 하나 산 적이 있다.

 

 

 

Just mobile이라는 회사에서 나온 Alupen이란 제품이었는데.. 그 디자인이 너무 예뻐서 샀더랬다.

 

하지만.. 아시다시피 잡스가 세상 최고의 스타일러스펜은 손가락이라고 하지 않았는가. 결국 요 알루펜은 스타일러스 펜으로서의 기능을 잘 써보지도 못한채 서랍속에 잠들어있었댔다.

 

 

3~4년(??)이 지났을까..

 

 

이사하면서 발견하였다. 현재로서는 아이패드도 없고 스타일러스펜을 특별히 쓸 필요도 없지만 역시나 디자인은 이뻐서 그럼 펜으로 쓸 수 없을까 해서 시작한 일이.. 너무 커져버렸다.

 

 

 

준비물이다.

 

 

아트박스를 돌아다니다가 필이 꽂힌 제트스트림 볼펜 리필심이다. 저래뵈도 1400원이나 하더라.

 

하지만.. 저 리필심을 선택한 것은 크나큰 실수였다. 그리고 드릴 비트는 3.5mm였는데.. 저것도 크나큰 실수였다.

 

자 이제부터 삽질이 무엇인지를 점진적으로 보여드리겠다.

 

 

알루펜의 앞대가리, 즉 고무부분을 칼로 잘랐다. 고무 안쪽이 당연히 플라스틱일 줄 알고 시작한 일이었으며 간단하게 드릴로 툭 뚫은 뒤 볼펜심을 꽂을 생각이었다. 작업시간도 10분 내외로 생각하고 있었지.

 

 

 

 

 

 

 

 

 

 

 

 

 

 

 

 

 

 

 

 

 

 ?????

 

그렇다. 금속이었다. 황동같은.. 무슨 금속인지 뭐가 중요하랴. 그냥 조낸 단단하다는 것이 중요한거지. 펜치로 강제로 빼보려고도 했지만 심지어 빠지지도 않았다.

 

하지만 성격상 한번 시작한 일은 끝을 보는지라.. 이놈의 성격바꿔야지 원.

 

 

 

클램프 그딴 거 없다. 그냥 손으로 잡고 갈았다.

 

계속 갈았다.

 

갈았다.

 

갈았다.

 

 

고속으로 못가니까 시간이 좀 걸렸다.

 

뚫었다.

 

이 순간엔 좀 기분이 좋았다.

 

왜? 이제 끝났다고 생각했으니까.

 

볼펜심만 꽂아야지 생각했다.

 

 

 

 

 

 

산 볼펜심이 안들어갔다.

 

아놔 진짜.

 

 

 

밖에 나가서 5.0mm 드릴 비트를 사왔다.

 

난 왜 이러고 있는 것인가.

 

 

또 갈았다.

 

앞의 금속 부분이 빠지면서 끝난 줄 알았으나..

 

또 금속이 나오더라. 와나 돌아버려.

 

또 갈았다.

 

 

드디어 다 뚫어버렸다.

 

잠시의 감동을 만끽하며 볼펜날을 꽂았다.

 

 

???

 

뭔 볼펜 중간에 툭 튀어나온 부분이 있어 저것때문에 다 안들어가더라.

 

아나..

 

볼펜의 툭 튀어나온 부분을 칼로 잘라서 제거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다 제거했다.

 

저게 알고보니 볼펜심 앞부분을 고정하는 역할을 하는 거더라.

 

책상에 보이는가 처참한 참상을..

 

아무튼 툭 튀어나온 부분을 제거를 다 했다.

 

난 왜 이러고 있는가.

 

 

뒷부분에 추가로 볼펜심 부분을 붙여 알루펜 안쪽으로 볼펜심을 집어넣었을 때 적당한 길이가 밖으로 나오도록 조절하였다.

 

 

사실 여기서도 시행착오가 있었으나 멘붕에 빠져 사진을 찍지 못했다. 앞부분이 고정이 안되던 것이었다. 테이프를 볼펜심 주변에 돌돌 말아서 껴보기도 하였으나 역시나 고정이 안되더라. 그래서 위 사진에 보이는 것처럼 다른 볼펜들 앞부분을 잘라서 고정하기로 하였다. 위의 사진의 그 작업의 잔해물들..

 

아나 저 볼펜들을 그냥 쓸 껄 왜 지금 난 이러고 있는가.

 

 

 

 

 

 

 

 

 

 

 

 

 

 

 

 

 

 

 

 

 

 

 

 

완성.

 

사실 검정색 모나미펜으로 시도했다가 실패하고 필통뒤지다가 빨간색 모나미펜이 있어서 그걸 잘라서 사용하였다. 그리고 그 빨간색 조각도 사실 고정이 안되었었는데.. 아까 맨 처음에 알루펜의 앞대가리를 이루던 고무부분을 잘라서 끼워넣어서 빨간색 조각과 알루펜 금속 부분과의 빈틈을 메꿈으로서 고정되게 만들었다.

 

 

 

교훈.

 

1. 모든 DIY 시도는 즉흥적으로 하지 말자.

 

2. 걍 있는 볼펜 쓰자.

 

 

[2013년 12월 2일 네이버 오픈캐스트 라이프/취미 부문에 소개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반응형

'가진 것, 원하는 것' 카테고리의 다른 글

Solowheel을 소개합니다.  (0) 2013.06.06
아두이노가 왔어요~!  (0) 2013.06.04
허먼밀러의 의자  (2) 2013.05.15
이제서야 올리네 초소형 USB  (0) 2013.05.14
3D 프린터.  (4) 2013.0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