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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든 것 by 3D프린팅

'불친절한 스마트폰 케이스' 제작기 by 3D 프린터

by MadeInNeverland 2017. 1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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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이 우리 생활에 깊숙이 보급되면서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손쉽게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되었고 또한 이메일이나 SNS, 혹은 모바일 메신저 등의 소통의 물결에 합류하여 다른 사람들과의 접촉도 잦아졌습니다.


이로 인해 얻는 장점들도 많습니다만, 세상과 끊임없이 접속하고 외부로부터 쉴 새 없이 자극을 받음으로써 우리는 하나의 어떤 것에 집중하기가 어렵고, 집중력 저하로 인해 오히려 일의 능률이 감소될 수 있다는 단점에도 노출되어 있지요. 


스마트폰이 우리의 집중력을 감소시킨다는 증거는 다음과 같은 연구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센트럴 코네티컷 주립대학교의 로라보먼이 이끄는 연구팀은 교과서를 읽으면서 메신저를 사용하는 학생이 단순히 책 읽기만을 하는 학생에 비해 해당 단락을 읽는데 시간이 25퍼센트 더 걸린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합니다(메신저에 쓴 시간은 제외함). 


즉, 스마트폰을 계속 사용하면서 어떤 일을 하는 경우 일의 완성도는 떨어지고, 한가지 일에 집중하는 경우보다 모든 활동에 걸리는 시간이 더 길어진다는 것이지요. 


또한, 마이크로소프트 사무실에서는 2주일에 걸쳐 직원 27명의 작업 습관을 모니터링했는데, 직원들은 메시지에 응답하느라 평균 10분 정도의 시간을 허비했을 뿐만 아니라, 이를 빌미로 다른 앱을 둘러보는데 평균 10분에서 15분을 더 보낸 후 본연의 업무로 돌아왔고, 이런 딴짓을 몇시간이고 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하네요 . 


이상의 예[각주:1]에서 우리는 스마트폰의 단점을 단적으로 엿볼 수 있습니다. 저도 요즘 틈만 나면 스마트폰을 뒤적거리느라 뭔가 하나의 작업에 집중하기 정말 힘들다는 것을 여실히 느끼고 있구요. 


그래서 본 아이템을 고안해보았는데요, 이름하여 '불친절한 스마트폰 케이스'입니다ㅎ



제 스마트폰인 아이폰 6S 플러스에 맞게 디자인하였습니다. 다른 스마트폰 케이스들은 예쁘고 실용적인 제품들이 많은 반면, 제가 고안한 이 '불친절한 스마트폰 케이스'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굉장히 불친절합니다. 즉, 스마트폰 전면을 가림으로써 스마트폰을 쓰는데 있어서 굉장히 불편함을 초래하게 되는 것이지요. 



뒷면의 모습은 이렇습니다. 기본적으로 범퍼 형태의 케이스라고 보시면 됩니다. 


스마트폰 후면에는 대부분 각 스마트폰 제조사의 로고가 위치하는데, 사용자로 하여금 스마트폰으로 인해 일상생활을 방해받지 않도록 이 ‘스마트폰 전면을 가리는 스마트폰 케이스’로 가두어둔다는 의미에서 로고 위쪽으로 감옥 표시가 오도록 디자인하였습니다ㅎ



앞서 보여드린 3차원 디자인은 초기 디자인에서 약간 변형된 것인데요. 바로 위 디자인은 초기 디자인으로, 스마트폰 전면을 가린 부분에 불친절한 문구까지 집어넣어서 매우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어차피 스마트폰의 사용 시간을 줄이자는 목적으로 만든 '불친절한 케이스'이므로 뭐 확실하게 불친절한게 더 효과가 좋겠죠.



벌써 내일이 수능인데요, 이런 식으로 자기가 수능에서 맞고 싶은 점수를 이 '불친절한 스마트폰 케이스' 전면 부분에 새겨놓는다면, 스마트폰을 무의식적으로 쓰려는 자신을 막을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불친절한 스마트폰 케이스' 제작기에서는 맨 처음 보여드렸던 가장 최근에 업데이트한 디자인 버전을 3D 프린터로 제작하는 과정을 보여드리고자 합니다. 




불친절한 스마트폰 케이스의 전면을 출력하는 모습입니다. 출력에 사용한 3D 프린터는 XYZ프린팅 사의 다빈치 주니어 1.0 프로(da Vinci Jr. 1.0 Pro)입니다. 다빈치 주니어 1.0 프로의 최대출력크기는 15 x 15 x 15cm로, 본 케이스의 전후면을 각각 두 파트로 나누어 출력한 뒤 합치는 방법으로 제작하였습니다. 




불친절한 스마트폰 케이스의 후면을 출력하는 모습입니다. 출력에 사용한 필라멘트는 XYZ프린팅 정품 검정 PLA 필라멘트구요, 다빈치 주니어 1.0 프로의 세부 프린팅 세팅은 다음과 같습니다. 


Nozzle diameter 0.4mm

Nozzle temperature 200도

Layer height 100마이크론

Shell 3, Top surface 5, Bottom surface 5

Infill density 15%

Infill type Rectilinear


Speed

- normal 50mm/s

- surface 50mm/s

- small radius 20mm/s

- top surface 50mm/s

- solid infill 30mm/s

- bridge printing speed 50mm/s

- non-printing movement speed 200mm/s

- bottom layer speed 10mm/s

- retract speed 30mm/s


Support(-)


Retraction length 4mm

Activate threshold 5mm


shell & infill extrusion ration 100%


전후면 총 4개의 파트를 출력하는데 각각 약 40분씩 소요되었습니다. 



완성된 '불친절한 스마트폰 케이스'의 전면 모습입니다. 



완성된 '불친절한 스마트폰 케이스'의 후면 모습입니다. 전후면 각 부분을 좀 더 자세히 클로즈업해서 봐볼까요?



전면의 윗부분입니다. 사실 전면의 위아래 부분은 거의 똑같구요, 뚫려있는 구멍의 크기만 약간 다릅니다.



케이스 전면의 네 귀퉁이에는 나사홈이 있는데요. 마음을 다잡고 기껏 이 케이스를 씌웠는데, 매우 쉽게 벗길 수 있다면 좀 곤란하겠죠?



불친절함을 극대화하기 위해 M2 6mm 납작머리 스테인리스 스틸 나사 4개로 전면과 후면을 조립하도록 만들었습니다. 요 나사는 십자 드라이버중에서도 매우 작은 놈을 써야해서 일반적인 장소에서는 구하기 어려우실거에요.



후면의 로고 감옥(?)의 모습입니다. 



이 부분은 카메라가 위치하는 부분이구요, 전면과 같이 후면 네 귀퉁이에도 나사홈이 존재합니다. 



볼륨조절키 부분이구요. 



전원키 부분입니다. 버튼을 누르는 데에는 지장이 없도록 디자인했습니다. 


그럼, 이제 실제로 아이폰에 장착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짠! 이렇게 장착됩니다.



화면에 불이 들어오면 이렇게 되구요.



윗부분에 위치한 센서와 전면카메라, 그리고 스피커가 본 케이스에 의해 가려지지 않도록 했구요.  



불친절하긴 하지만 시간은 볼 수 있게 해드렸습니다. 



아랫부분에서 홈버튼은 잘 누를 수 있구요.



더 불친절해서 좀 가려지긴 하지만 전화가 오면 전화를 받을 순 있습니다. 아무리 불친절한 스마트폰 케이스라지만 전화는 받아야지요. 



아이폰을 장착한 후면의 모습입니다.



아무리 불친절해도 카메라는 찍을 수 있어야지요. 물론 전면이 가려지기 때문에 카메라를 제대로 찍을 수는 없으실 겁니다.



아이폰 후면의 애플 로고가 본 케이스에 의해 감옥에 갇힌 듯한 디자인을 위와 같이 구현했습니다. 세계 시총 1위 기업에게 매우 불친절하고 있네요. 



하지만 아무리 불친절해도 충전이랑 음악듣기는 되야죠. 아래는 뻥 뚫리게 디자인했습니다.



자, 다시 앞으로 돌아와서요ㅎ 이 케이스를 장착하고 아이폰을 어떻게 쓸 수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일단 시계랑 홈버튼은 사용할 수 있게 해드렸습니다만, 비밀번호는 누를 수 없습니다. 지문인식으로 로그인하시고, 만약 지문인식에 실패하신다면.. 뭐 어쩔 수 없이 공부해야죠.



로그인을 한 모습입니다. 앱들이 보이긴 보입니다만 다 보여드리진 않습니다. 이 케이스는 불친절하거든요. 



전화요?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키패드는 못 누르십니다. 시리(Siri)에게 부탁하세요.



인터넷이요? 볼 수 있습니다.



단, 이만큼만 보여드립니다. 



제 블로그를 띄워본 모습입니다. 



아래쪽 구멍으로 이만큼은 볼 수 있습니다. 저 좁은 공간으로 보다보니 약간 빡치긴 합니다.



카톡요?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2줄만 보여드립니다.



물론 불친절하게도 답장을 할 수는 없습니다ㅎ



오늘은 다빈치 주니어 1.0 프로 3D 프린터를 이용하여 '불친절한 스마트폰 케이스'를 제작해보았습니다. 제 블로그에서 여러번 언급하였지만, 머리 속의 아이디어를 3D 프린터를 이용하여 현실화하는 것은 참 멋진 일인 것 같습니다. 사실 이 디자인 가지고 몇군데 공장에 컨택했었는데 비용이 엄청나게 비쌌거든요ㅠ 굉장히 저렴한 비용으로 뭔가 시제품스러운 아이템을 만들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 3D 프린터는 충분히 매력있는 기기인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메이드인네버랜드였습니다~!



  1. 『집중의 힘:최고의 리더가 발견한 성공적인 일상 관리법』, 조슬린 K. 글라이, 푸른숲, 2016.01.04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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