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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든 것 by 3D프린팅

심장혈관 3D 프린팅하기!

by MadeInNeverland 2015. 3.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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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의 포스팅입니다. 주초에 장염으로 시작해서.. 계속 발표준비하고 자료 만들고 여러가지 프로젝트들 처리하느라 정말 지옥같은 지난 한주를 보냈습니다ㅠ 거의 3일은 밤을 샌 것 같아요ㅠ 이제 정신을 차리고 블로그로 돌아왔습니다. 오늘의 주제는 심장혈관 3D 프린팅입니다.


얼마전 한 의사선생님으로부터 의뢰를 받았습니다. STL 파일로 만든 심장혈관 데이터가 있는데, 이 모델이 3D 프린팅이 가능한지 확인해달라는 것이었지요. 


2개의 STL 파일을 받아서 확인해보았습니다.



하나의 파일은 심장동맥, 즉 관상동맥(coronary artery)이라 불리우는 혈관의 데이터였습니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좌심실(left ventricle)만 따로 분리한 데이터였지요.


좌심실 3D 모델은 제가 가진 FDM 3D 프린터인 프린터봇 메탈 플러스로도 충분히 3D 프린팅이 가능할 것 같았으나, 관상동맥 3D 모델은 너무 세밀한 부분이 많아 프린터봇 메탈 플러스로는 출력이 어려울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일단 좌심실 3D 모델은 프린터봇 메탈 플러스로 출력하고, 좀 더 세밀한 컨트롤이 필요한 관상동맥 3D 모델은 SLA 방식의 3D 프린터인 Form1+를 이용하여 출력하기로 했습니다.


먼저 좌심실 3D 모델을 출력해보았습니다. 전체적으로 형태가 둥그스름하여 서포트 없이는 출력이 어려울 것 같아 아래쪽으로 서포트를 세우고 출력하였습니다.



출력에 사용한 3D 프린터는 프린터봇 메탈 플러스이며, 적층 높이는 100마이크론, 사용한 필라멘트는 Colorfabb의 PLA/PHA Standard White입니다.



출력이 완료된 모습입니다. 총 출력시간은 약 14시간입니다.



손으로 쥐어본 모습입니다. 크기는 요만합니다.



위쪽 부분의 모습입니다. 심장판막과 대동맥이 붙는 부분이라고 하는군요.



옆에서 본 모습입니다.



brim과 서포트를 깔고 출력했더니 아랫 부분은 이렇게 보이는군요.


이로써 좌심실은 출력이 완료되었습니다. 이제 출력이 될지 안될지 기대가 되는 관상동맥의 3D 프린팅을 시도해보겠습니다.



일단 Prefrom 소프트웨어에서 열고 서포트를 계산해보았습니다. 출력에 성공하더라도 이 수많은 서포트들을 어찌 제거할 지 고민되지만, 일단 출력을 하기로 했습니다. 출력이 잘 되면 그때가서 생각해보죠.



출력이 시작된 모습입니다. 전 이 모습이 참 이뻐서 좋아요. 출력에 사용된 3D 프린터는 Form1+이고 사용한 레진은 Formlabs의 Clear resin이며, 적층 높이는 100마이크론입니다.



오옷! 요즘 Form1+가 기분이 좋나봅니다. 마구마구 잘 뽑아주는군요. 아무래도 소프트웨어가 최적화되면서 출력의 신뢰도가 증가한 것으로 보입니다.



출력 직후 모습입니다. 출력 완료까지 걸린 시간은 약 4시간입니다.



이소프로필 알콜로 세척 후의 모습입니다.



세밀한 혈관까지 모두 출력이 되어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좌심실 3D 모델과 관상동맥 3D 모델 출력 완료 후, 병원을 구경해볼겸 직접 전달해드리기로 했습니다. 병원에 도착 후 의뢰를 주셨던 의사선생님을 만나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누면서 많은 걸 배울 수 있었습니다. 일단 관상동맥 3D 모델 출력물에서 서포트에서 분리하는 작업을 하다가 출력물이 손상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았던 터라, 서포트 제거하는 방법도 보여드릴겸 제거작업을 시작했습니다. 필요한 공구를 모두 사 놓으셔서(심지어 제가 쓰는 것보다 훨씬 더 좋은 장비들로!) 순조로운 제거작업이 이루어질 수 있었습니다. 



조심스럽게 분리해낸 관상동맥의 한 부분입니다. 이 부분이 left coronary artery 부분으로 앞쪽으로 나오는 세세한 가지들이 left anterior descending (LAD)이고, 돌아서 뒤쪽으로 가는 부분이 left circumflex artery (LCX)입니다.



또다시 세밀한 서포트 작업 후에 분리해낸  right coronary artery의 부분입니다. Form1+의 서포트 형성 방식이 직선형에서 그물형으로 바뀌면서 훨씬 손쉽게 서포트를 제거할 수는 있었으나.. 워낙 잘라야하는 서포트가 많아 시간이 좀 걸리는 작업이었습니다. 자금만 넉넉하다면 서포트로 용매에 녹는 물질을 쓰는 3D 프린터를 사용하여 출력하거나, SLS 방식처럼 서포트 없이도 출력이 가능한 3D 프린터를 이용하는 것이 시간을 절약하는 방법이 될 것입니다. 물론 가격이 문제죠ㅠ




좌심실 출력물과 관상동맥 출력물을 배치하면 이렇게 된다고 합니다 . 심장의 관상동맥 분포 및 해부학적 구조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았습니다.


오늘은 심장혈관 3D 프린팅하는 작업을 소개해드렸습니다. 이번에 의뢰를 주신 의사선생님께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특히 요즘 CT 구입할 때 함께 동봉되서 따라오는 프로그램들이 혈관의 길이는 물론 혈관의 두께, 모양새 등을 모두 실시간으로 데이터 분석을 해준다는 사실을 들었을 때는 기술의 발전이 정말 엄청나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사실 현재 의학쪽에서는 3D 프린터를 교육용과 수술 전 시뮬레이션용 3D 모델을 제작하기 위해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조직을 직접 3D 프린터로 출력하거나, 3D 프린터를 이용하여 의료 장비를 만드는 등의 고차원적인 프로젝트는 아직 넘어야할 산들이 많지요. 그래서 3D 프린터를 이용하여 혈관모형을 출력하고 심장 모형을 만들고 하는 것을 보는 많은 분들이 '출력했는데, 그래서 뭐?'라고 반문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사실 현재 의학에서의 3D 프린터는 교육용과 수술 전 시뮬레이션용 모델 제작 그 이상의 의미를 갖기 어려운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런 3D 프린팅 기술이 의학에도 이렇게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을 많은 분들이 아실 수 있도록 정보를 널리 알린다면, 의학에 3D 프린팅 기술을 적용하는 것의 첫번째 발걸음이 되어 더 많은 의학 관련 분들의 관심과 기술 적용으로 더 많은 의학 분야에서 3D 프린팅 기술이 힘을 발휘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날을 기대하며 오늘의 포스팅을 마칩니다.


이제까지 메이드인네버랜드였습니다~!



[2015년 3월 24일 네이버 오픈캐스트 메인에 소개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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